2014년 7월 25일 금요일

"지도에도 없는 길"과 "알고도 가지 못한 길"

오늘 중앙일보 컬럼에서 조윤제 교수는 최경환의 "지도에도 없는 길" 대신 "알고도 가지 못한 길"을 가자고 제안한다.

"기업과 가계, 그리고 가계 부문 내의 분배구조를 개선하고 취약기업들의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며 가계부채비율의 점진적 축소를 유도해 구조적 문제를 풀어 가야 한다. 구조적 대책들을 추진하면서 이들의 경기위축 효과를 상쇄키 위해 확장적 재정금융정책을 동원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그러나 확장적 재정금융정책만을 동원해 경기부양을 시도하는 것은 구조적 문제를 더 키우게 된다."

구구절절 옳은 얘기. 그러나 그 길은 조윤제 교수가 경제수석을 했던 노무현 정부도 못간 길이다. 조교수는 이제와서 자기는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일까? 박근혜 정부는 알까? 알게 되면 가기는 할까? 내 생각엔, 북한 말로 "일없다."

어느 유명 변호사 한 분이 최근에 내게 했던 얘기가 생각난다. "사람들과 만나 나라 걱정을 하다보면 너무도 타당하고 조리에 맞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고 공감대도 이루어져 있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정치권이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없더라. 왜 그런건지 참 이상하다. 우리나라 정치 체제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결국은 정치가 중요하다. 모두들 안다. 그렇다고 정치에 기대를 할 것은 없는 나라다. 그렇게 된지 꽤 된다. 김대중 정부 후반기 이후 한국정치는 부자 감세와 사대강 사업 한게 전부다.

2014년 7월 14일 월요일

부동산 버블 금단증세

어제 박대통령이 청와대 수석회의에서 "역시 국민들이 경제가 좀 살아난다고 체감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문제가 가장 직접 와닿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 이게 활기를 띠어야 경제가 살아나는구나, 국민들이 느끼실 것"이라고 했단다.

모두들 경기가 안 좋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은행은 올해 GDP 성장율로 약 4%를 예상한다. 썩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경기가 안좋다고 느끼는 이유는 부동산 문제일 것이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고 GDP가 저절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부동산 문제가 가장 직접 와닿는 문제라고 생각들 한다.

왜 그럴까?


한국에서는 경제 주체들의 행동 뒤에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가정이 큰 몫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랬으니까 그렇게 예상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그것이 어긋났다. 계획이 뒤틀어졌다. 투자, 저축, 소비, 교육, 주거, 이사 등 모든게. 그래서 힘들어한다. 이걸 전문 용어로 balance sheet depression이라고 하지만 이를 쉽게 풀어서 말하면 결국 부동산이 계속 오를 줄 알고 계획을 짜놓았는데 그게 틀려버린거다. 많은 사람들이 덫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많은 것들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어떻게 헤어나올지 길이 안보인다.

그런데 이 balance sheet depression의 원인이 부동산 가격 정체이므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해결하자는 얘기는, 음, 말하자면 마약을 끊어서 금단증에 걸린 사람이 힘들어하니 마약을 더 주자는 것과 같다. 제대로 된 의사라면 그렇게 안한다. 아니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안한다.

금단 증세는 계속 버티는 수밖에 없다. 금단 증세 자체에 몰두하면 안된다. 다른 활동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현 정권이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마약을 더 줄 것이다. 그렇다고 환자가 더 좋아질 가망은 없다.

조직은 자정능력이 없다. 끝까지 가서 사고가 터져야 안다. 알고도 자기 손으로는 못 고친다.